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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곱 시에 눈을 떴다. 머선 일… 근데 잠이 다시 안 와서 그냥 일어나기로 했다.
던킨 하니 작은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고2때 같은 미술학원에 다니던 친구가 미술학원 근처 던킨에서 먼치킨을 사서 먹고있는 나를 보고 “요즘 맛있는게 많아져서 던킨은 아무도 안 먹는 줄 알았는데”랬다. 맛있는게 많아져서라고 했는지 시대가 좋아져서라고 했는 지는 기억 안 남. 무튼 지금 생각해보면 엿 먹으라는 건데 그 때 당시 순수 고2는 그냥 걔가 던킨의 멋짐을 모르는 줄 알았다.
일찍 일어나니 오전이 길다.
당연함.. 자고 있었어야 할 다섯 시간을 깨어있었음. 성실한 방학생활을 해 보고자 그 시간동안 토익 모의고사를 풀었다. 이번 주에 토익을 볼 지 말 지를 결정하기 위한 시험
조짐ㅅㅂ.
지난 주에는 그래도 봐줄만한 점수가 나왔는데 그것만 믿고 일주일간 탱탱 놀았더니 영어를 잃었다. 언어란 이렇게 얻기는 무지개 어려우면서 잃는 건 한 순간인 것임…
우울해서 구석에 찌그러져 구운 계란을 먹었다. 엄마가 일주일 벼락치고 토익을 본다니 너무 날로 먹는 거 아니냐는 심심한 위로를 건넸다.
오답 체크도 하고 LC 연습도 하고 무엇보다 토익 신청도 해야되는데.. 귀찮다.
뽀짝 모자와 함께 안경도 벗지 않은 채 마트에 간다. 버터가 없기 때문.
네 오늘은 스콘을 만들어 볼 건데요~
원래는 아메리칸 쿠키 만들려고 했는데 엄마가 스콘 먹고 싶다고 해서 메뉴를 바꿨다. 몹시 착한 딸 같지만 이미 마트에서 엄마랑 박박 싸우고 옴. 이유는 다음 주에 병원 예약해놓고 나한테 비밀로 하고 있다가 들켰기 때문… 내가 깜짝 서프라이즈냐고 씅을 냈다.
이해는 간다. 내가 병원 진짜 뒤지게 무서워해서 말해줘봐야 디데이 세며 건오징어마냥 말라 비틀어져 갈 걸 알아서 그랬겠지… 병원이 왜 이렇게 무서운 건 지는 모르겠다. 그냥 무섭다. 이 나이에 치과 가서도 펑펑 운다.
어차피 아직 멀었으니까 대충 넘어가자. 숙성 전 반죽인데 냄새 짱 좋다. 킁가킁가
자쟌 완성. 근데 난 스콘 안 좋아한다. 엄마랑 아빠만 좋아함,, 내일은 꼭 아메리칸쿠키 구워야지.
결국 내 감만 믿고 질러버렸다. 오만이천원임……… 아이고 아까워…
혹시나 그냥저냥 볼 까봐 내 돈으로 결제했다. 그래야 제금이라도 더 노력할 것 같아서… 내일도 일찍 일어나서 모의고사를 보고 LC 연습을 하자. 틀려도 RC에서 와장창 틀리지 LC가 속 썩일 줄 몰랐다. 근데 오지게 못함… 막귀인가봄……
근데 닝아너 한국가순데 한국인들 돈 벌면서한국어좀 써주면 안 될까… 중국어로 왈랄랄 오는 버블 뭉텅이들을 보며 7월 한 달만 희생해서 HSK를 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돌아버린 생각을 잠시 해본다.'매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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