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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 그녀들이 온다
    매일 2024. 11. 14. 06:43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프랑스어의 늪에서 허덕이다보니
    (이젠 진심 수업 뭐라는건지 알아듣도몬하겟음)
    친구들이 왔었나…? 싶어요.

    언젠가 팬요가 말했어요.
    같은 장소라도 다른 사람과 가면 전혀 다른 곳이 된다고.

    친구들과 함께해서 전혀 달라보였던 파리를 기록합니다.

     
     

    콩알들 방문 이틀 전 쯤
    수빈이랑 샹젤리제에서 놀다가
    숨은 크레페 맛집을 찾았다. 

    염염~

    진짜 숨겨져있었음.

    내가 좋아하는 편집샵 가서 
    살 수 없는 옷들을 구경했음요.
    왜 살 수 없냐면 모든게 일단 69유로부터 시작해서임.

    구매 가능한 것은 미니소에 있는 삔. ^^//

    사진으로 다 안 담기는 이웃집.
    주로 뜨는 해나 지는 해를 받을 때 진짜 예쁘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벌 안 꼬이나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내요.

    쟈쟌
    콩들이 오기 하루 전! 빠밤.
     
    깁스 풀 수 있으려나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병원에 갔더니...!

    전혀~~ 붙지 않은 뼈!
    히히... 찌발...

    Encore 2주 깁스 진단을 받고 꾸질꾸질하게 병원을 나선다.

     

    본격 겨울이 오기 전 마지막으로 따뜻함을 남기고 가려는 건지...
    며칠을 연달아서 날씨가 정말정말 좋았다.
    하늘은 높고 낙엽은 뒹굴고 음~ 가을냄새.

    날씨가 좋으면 무작정 걸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집까지 또 한시간 걷기.

    유 로마 트

     
     
     
     

    저녁엔 몽마르트 피자맛집에서 피자묵기.

    미니볼 초코퐁듀를 먹었는데
    진짜 개맛있었고
    저거 먹고 3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턱이 아픈데
    이거 맞냐...

    두근두근 다음날...!
    그냥 하루종일 기분이 초초초초 하이텐션이었어요.
    미쳣다 막설레... 다섯 살로 돌아간 기분.
    콩들을 데리러 공항으로 가는 길,
    빨간 노을이 졌답니다.

    그리고 개지친 콩들의 도착.
    뭐랄까
    매일 가는 길에 얘네가 함께하니 전체적으로 좀..
    구라같았어.
    (후에 이 말을 150번쯤 더 함)
     
    약간... 젤다 하고 있는데... 엘사가 나온 기분이랄까...?

    지웽알은 내가 가지 못한 마루 팝업에 가서 선물을 사왔는데
    너무 감동적이라 눈물을 주르륵... 마음 속으로 흘림.
     
    심지어 저 캘린더는 팝업 캘린더라서
    펼칠 때마다 마루가 계속 튀어나와요... 홀리...
     
    나의 2025년은 행복할 것만 같아요.
    비록 졸전 미친샛기가 함께하지만.

    매일 지나가지만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동네 식당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구.
    (함께 한 식사 중 가장 구렸음)

    집 오자마자 지웽이 통해서 받은 캐리어깡하기.
     
    근데 캐리어를 열어서
    하나하나 풀어보고 있자니...
    정말 행복한거예요.
    이런 행복을 배달해주어 어찌나 감사한지...
    눈물만 나.
     
    그리고 옷 사이사이 저런 밥이랑 같은거 넣어놓은게 웃겨.
    옷 하나 펼칠 때마다 뭔가 후두둑 떨어짐요..

    팝업캘린더!!!

     
     
     
     

    다음 날은 이 친구들의 유럽여행 1일차이자
    파리 1일차
    라고 쓰고 지옥의 스케줄이라 읽는다.

    루브르 피라미드 앞에서 열정적으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모습.

    이때만해도 우리는 1보 30장 사진을 찍었다.
    후에 30보 1장으로 줄었음.

    루브르 앞 키츠네 카페에서 커피를 사서
    튈르히에서 아침을 먹었다.
     
    우리는 파리에서 시간이 이틀밖에 없었기에
    개.빡센 스케줄을 강행했어.
    잠은 죽어서 자... 죽을거면 비행기 안에서 죽어...

    그래서 난 어쩔 수 없이 학교를 빠졌음ㅎ
     
    매일 가던 튈르히를 친구들이랑 가니까
    되게... 관광지 같앴다.
    나는 그냥 뜨개질하러 가곤 했는데..
     
    이후엔 튈르히-콩코르드-샹젤리제를 거쳐 개선문까지
    걸어갔다.. 한시간을..

    이따위 스케줄을 짜서 미안하다..
    무튼 다같이 개선문을 보았음요.

    heehee

    주주투어의 다음 목적지는 메르시입니다.

    이 곳 역시 살건 없지만
    한국인 관광객 필수 코스이기 때문에
    안 갈 수는 없었음..

    그리고 개가티 지쳐서 마카롱이나 노나먹으며
    공원에서 쉬었어요.
    그냥 아무 공원이나 들어간거라 진한 대마 냄새가 났음.
    아이 상쾌해...

    튈르히 제로투
    포즈 다 다른게 넘 끼여엉

    저녁엔 미리 예약해두었던 부이옹에 갔답니다.

    다들 잘 먹어주어서 아주 뿌듯했구요.

    바로 바토무슈.. 타러갔음.

    얘들아 체력 괜찮아...?

    이거 가려져서 그렇지 나 눈 빨개짐...
    그리구 지쳐서 아무도 카메라 안 쳐다봄...
    킼킼...

    연인인가봐..

    곁을 떠나질 않네

    그리고 드디어 14시간만에 집에 왔습니다.
    급하게 사온 귤 먹으며 당 보충 후 기절.
    왜냐면 내일도... 내일도 빡세거든.

    지우의 디카.
    폭풍같았던 첫째날이 지나고.



    둘째날.
    이 친구들 베르사유 다녀오는 동안 난 등교했다.
    다같이 몽쥬약국 털고 숙소가는 길 발견한
    멍멍이.

    라파예트 구경하고
    오페라 가르니에 티켓팅 개가티 실패했기에 (미안..)
    바로 몽마르트로 가줍니다.

    몽마르트 가거든 꼭 아모리노를 먹어조.

    끠여엉

    그리고 샤크르쾨르 기념품샵이 예뻐서 한껏 기대를 하고 갔으나 문을 닫았어.
    Hㅏ…

    그래도 성당 구경하고 초에 불도 붙였다.
    지우: 근데 언니 난 불교긴해.
    나도임… 히히…

    비가 와서 말이 젖었는데,

    ??: 말갈기 같고 멋있네~

    이런 개명대사를 날리고 걍 개멋있게 걸어가는데
    난 혼자 😟.. 이표정으로 여운을 곱씹게 되…

    갑자기 부욱-..
     
    나: 지원아 너 소매치기 당했어...? (심각)
    지우: 이걸 누가 훔쳐가...
     
    몽마르트 한복판에서 가방 대~공개 퍼포먼스.
    웃수저는 달라도 뭔가 다르다.

    가방 대공개 이슈로 내용물이 쏟아지지 않게
    양 손으로 꼬옥 안고 다녀야 했던 지웽이.
    (내용물: 까까)
     
    양손을 쓸 수 없어서 저항도 못하고
    할 수 없이 내가 씌우는 모자를 전부 써보게 되는데..
    (쓰기 싫다고 쉬지않고 말하긴 함)

    히히 소용없어.

    우리는 축축한 몽마르트 언덕을 걸어내려왔어요.

    초여름,
    엄마가 한국 가기 전 마지막 식사를 한 곳에서
    콩들과 파리 마지막 밤을 보냈습니다.
    어느덧 가을이에요.

    얌얌굿

    덕분에 샤크르쾨르 앞에서 사진도 건졌다잉.

    파리 지옥 스케줄 잘 따라와 주어 고생했다 콩들.

    그리고 12시가 되어 집으로 돌아온 주팽이 할 일:
    일주일치 여행 짐싸기.
    하...
     
    폭풍같은 짐싸기 후 새벽 세 시에 잠들다.

    친구들이 돌아가도 나는 파리에 남았지요.
     
    여전히 루브르도 튈르히도, 몽쥬약국도 자주 가기 때문에
    같이 걸어갔던 길을 다시 혼자 다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여기선 이랬지 저기선 저랬지 하며
    되돌아볼 추억이 많이 생겼어요.
     
    그래서 길거리에서 혼자 실실 웃으며 걸어다니는 미친여자가 되엇지만...
     
    좋은 기억이란 건 정말 큰 힘이니까요.
    나는 남은 시간도 즐겁고 씩씩하게 지낼 수 있는
    큰 힘을 얻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간 우리 콩들에게도 파리가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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