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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술기운에 감겨 쓰는 올 해의 첫 기록. 이래도 되는 걸까요? 왠지 시작이 좋습니다.
스물 세 살이 되었습니다. 23? Pardon? 작년에도 든 생각이긴 하지만 진짜 엊그제 열 세 살이었던 것 같은데요. 언젠가부터 신체 나이를 정신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른 셋에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있을 것만 같아요.
어쨌거나 한 살 더 먹었으니,, 우리 모두 올 해부터 만 나이로 계산해야해서 두 살 어려졌지만 아무튼. 좀 더 성숙해져야 하는게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다영이가 사준 보라색 털집게핀을 하나 챙겨들고 집으로 가는 몽롱한 새벽 한 시 지하철 안에서 올 해 첫 기록을 시작합니다. 풒킼-시간을 거슬러 12월 26일. 엄마의 손목이 뿌라져 떼제베 타고 파리 동역에 도착하자마자 파리와 영국 여행 일정을 전부 취소하고 바로 샤를드골 공항으로 달려간 날. 에펠탑도 샹젤리제도 보지 못한게 내심 서운해서 비싼 마카롱을 질러버렸다. 내가 파리에 왔었다는 유일한 증거. 맛있었다.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속상하여,, 샤를드골을 돌아다니다 발견한 스도쿠 잡지(?). 맘에들어 겟했는데 죄금 어려웠다.
이것은 저의 자부심입니다.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엄마는 입원하고, 몸이 으슬으슬하고 열 나는게 긴장이 풀려서인줄 알았다. 근데 걍 코로나 걸린거였음… 좀 전체적으로 믿을 수가 없었어요. 왜,,? 파리에서 샴페인 팡팡 연말을 보낼거였는데 어쩌다가 한 명은 입원하고 한 명은 집에서 앓아눕는 결말이 난거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요? 그러던 와중에 성적이 나왔대서 시바루시⃫발⃫ 지옥이다 여긴 지옥이야 종알거리며 열어본 포탈은 저에게… 2022년 마지막 선물을 주었습니다.
맨날 성적 망쳤다고 징징댔는데 머쓱하군요. 2학기 주팽이, 고생했습니다. 멋져요. 저거 하나로 왠지 1년을 잘 보낸 것만 같은 뿌듯함에 열나고 아픈 와중에 웃기기만 했다.혼자 있으면서 이것저것 시켜먹었다. 차라리 혼자 있으니까 편하고 좋았는데 누가 와서 설거지만 해줬음 싶었어. 그리고 개선문 앞에서 맞이하려고 했던 2023년 새해는 여느 때와 같이 가요대제전으로 시작해버렸지만 뭐 어때요.
이루리와 함께하는 2023년. 얘두라 새해 복 많이 받아!
엄마가 퇴원하고 나서부터는 팔을 못 써서 이것저것 해먹었다. 연어장덮밥이랑 떡만두국 해먹은 사진.
이모랑 예진언니랑 엄마랑 넷이 2박3일 춘천 놀러갔었어. 여행의 컨셉은 감죽감살(감성에죽고감성에산다)이었는데 그냥 힐링여행이 된. 너무 조앗어요,,,
만드는 사람 닮는댔는디,, 내 눈사람은 몹시 사악해보였다.
아난티에서 놀았던 이틀차는 너무 즐거웠어요. 물론 걍 2박3일 내내 즐겁긴 했지만.
내 까르보나라 진짜 미친놈이었음… 사진 보니까 침나온다.
마지막 날엔 근처 소품샵에서 언니 생일선물과 내 선물로 귀도리를 샀다.
여행에서 일찍 돌아와서 계속 고생한 엄마를 위한 여행이었는데 내가 너무 즐거웠던. 여행 내내 즐겁고 힐링해서 새해 시작이 좋앗서요.친구 카톡 배사에서 맘에드는 짤을 발견
아바타 봄… 시각디자이너로써 숙제같은 느낌으로 봤는데 세시간 러닝타임이 그냥 후루룩이었다. 작가가 아바타 시즌2는 물을 배경으로 만들자고 했을 때 CG 디자이너들은 자살하고싶지 않았을까. CG의 발전 어디까지… 전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하하.
물 부족 족장 아내가 너무 예뻐서 찾아보니 역시 케이트 윈슬렛이었다.그리고 박다영을 만났다. 대구로 학문의 길을 걸으러 떠나기 전 마지막 만남이었어. 젤라또 먹고 방탈출하고 밥먹고 노래방 술마시고 또노래방을 가는 제법 바쁜 데이트를 햇어요. 할맥에서 피카추를 서비스로 주셨는데 감사합니다,, 만 배불러서 다 못 먹어서 죄송합니당.
1차 노래방에서는 너무나 신나서 슈퍼그럼요 두 판 갈겼는데 술기운이 오른 2차 노래방에서는 발라드만 30곡을 불렀다. 연애 한 번 안 해봤는데 진하게 연애하고 차인 사람처럼말이야. 웃겼음… 술마시면 내 옆 친구가 그저 명창같아요.
올해는 철 들 수 있을까요?아니요. 주팽이 새해 첫 소원은 우주소녀 재계약.
갑자기 보지도않은 스물하나스물다섯 나오는 고유림에
뱅뱅 감겨 김지연 직캠만 찾아보고있어요. 아니 나 요즘 자꾸 일드좋아하는 과동기한테 머글이라는 소리 듣고 박다영한테도 머글이냐는 소리 듣는데 아이돌에 13년째 정신나간 사람으로서 조금 당황스러워요. 자꾸 주변에서 머글라이팅해서 진짜로 아방수가 된 듯한 기분마저 들어. 이런 기분 처음이구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올해도 탈돌판하지 못한 이주팽어린이는 처음 보는 예쁜 언니 김지연에게 돌아버려서 방학인데 인강도 안 듣구 귀한 시간을 마구마구 버리고 있어요.하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 올 해는 시작도 좋고 기분도 죠습니다. 또 한 해 화이팅 해보아요. 스물 세 살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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