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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아 공기에서 수능냄새나매일 2024. 10. 14. 04:26
사방에 호박이 가득한 파리의 가을.
얘네는 차가워지는 공기 속에서
할로윈의 설렘을 느끼나본데
나는... 수능도 없는 나라에서 수능 냄새를 맡고있다.
파블로프의 개가 따로없음...
이 날은 바람이 너무 불어서
창문이 꽝 닫히더니 유리가 와장창 깨졌다.
바람이 그런거야 실사판...
다음날 가니 걍 주황 테이프로 덕지덕지 막아놨더라.남들은 파리 유학 때 개쩌는 커피 마시니?
난 자판기 70센트 커피 마시거든...겅부가 지지리도 싫은 요즘.
깨알 프랑스 잡지식 뽐내기 ✨
프랑스 식사는 엉트레, 쁠라, 데쎄 코스로 이루어집니다.
그 중 엉트레(entrée: 엉트헤가 옳은 발음)는
식사 전에 먹는 에피타이저인데요.
나는 엉트레를 핑계로 밥 먹기 전 온갖 먹고싶은걸 다 먹으며 살을 열심히 찌우고 있답니다!
각설하고 저 둘은 내 최애 엉트레들임.
아보카도+사과 조합 먹어봐... 존맛이야.
얼그레이 차를 시켰는데 20분이 걸려서 나오길래
찻잎 갈아주시는줄 알았어요.
근데 개성의없게 티백만 퐁당 넣어주실 거면
🌱존🌸@나🌈🦄 왜 20분이 걸린건데요.남의 나라 언어 써붙이겠다면서 이렇게 뒤집어 놓을거면
그럴거면 차라리 한국어는 쓰지 말지 그랬어.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 그랬어.나: 와 저긴 또 뭘까. 성당이겠지?
언니: 너는 정녕... 그런게 궁금하니?암튼 둘 중 누가 비를 몰고 다니는지
둘이 놀러 나갈 때마다 비가 온다.
둘다 우산 참 잘 챙겨갖고 다니면서
이럴 때만 아무도 우산 안 가져온거 정말 킹받음.그녀는 모노프리(aka 파리의 gs25) 천가방을 뒤집어쓰고 다녔어요.
그래도 개쩌는 식당에서 밥먹음.
기껏 비맞고 열심히 뛰어왔더니
그 넓은 공간 중 구석찌그래기에 우리를 앉힌 웨이터.
너희의 숨쉬듯 자연스러운 레이시즘에 머리털이 선다
우린 참지 않아요. 여기 안 앉겠다 항의합니다.
그는 별 말 없이 자릴 바꿔주었어요.
이런 이벤트는 좀 그만 해줘 드럽고 치사한 놈들아.소극장에서 작은 공연을 보았다.
참고로 이 날 오전 나는 하교하다가
한 아저씨께서 고추를 내밀고 쉬야하는 모습을 보았다.
쭈글쭈글하고... 넘 싫었음.
아무튼간에 이 공연이 나체 공연이라는건 알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무대 위에서 쉬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실 줄은... 몰랐어요...
🤯
덕분에 이 날은 모르는 남녀가 쉬하는 모습을 두번이나 본
정말 기묘하고 드러운 역사적인 날이었ㄷㅏ 하하//
토요일
토요일은 팬케이크 먹는날~!동거인과 라파예트로 가을쇼핑을 왔답니다.
라파예트는 80센트 커피 마시는 서민이 뭘 살 수 있는 곳은 아니에요.
그래서 신발 몇 켤레 신어보고
그대로 멋지게(안멋짐) 집에 갔답니다.아무래도... 이렇게 생긴 백화점에서 멀 살 수 있을리...
파리 밤 거리 컬렉션 (by 똥망 뽀또그래퍼)
옆 방 사는 그녀는 정말 웃기다.
우리는 주로 전남친 얘기,
연애 얘기,
인생 얘기 그리고
아이돌 얘기를 진짜 많이 하는데요.
아이돌 얘기는 >당연히< 주로 내가 꺼냄.매번 조미연 얘기를 꺼낼 때면 왠지
앗 조미연이 누구지? 할 것 같은 기분이 괜히 드는거야.
그래서 항상 '언니 내가 ㅇㅏ이들 미연을 좋아하는데'로 운을 띄우는데,
어느 날은 양치를 하다 말고 갑자기 분개하며
니가 아이들 조미연을 좋아하는건 내가 알고 니가 알고 옆집 아저씨까지 안다고 역정을 냈다.
그래서 이 날 이후로 난 마음 편하게 조미연 얘기를 해요.집안일 할 때는 트와이스 자컨만 주구장창 돌리다가
요즘엔 엔믹스로 바꿔서 무한 스밍을 돌리고 있으니
어느 날엔 뒤에서 조용히 나타나
니 JYP 주식 샀냐고 물어봄.
그러면 나는 너무 개그 취향저격 당해서
그냥 그 자리에서 박박 웃는거예요...
라파예트에서 미니 토스트를 샀는데
프렌치토스트 해먹기 딱이다.닭한마리
마무리는 닭죽.
정말이지 감동적인 맛이 났다.어드벤트 캘린더가 나오기 시작했다.
어드벤트 캘린더는 정말 예쁜데 가격이 어딜가나 사악해서
함 사고 싶다가도...
내 문화가 아닌 지라 자꾸 가격에 굴복한다.동글동글~
이 밤으로 멀 할 수 있을 지 궁리 중이에요.
넘 귀여운 프랑스 집.
파리를 떠나봅니다.위압감 지리는 루이꺄또즈를 지나
드디어!
베르사유 다녀왔어.정말로 사치의.. 극치잖아?
프랑스의 모든 영광을 위하여
라고 써있네요.
약간... 재섭성ㅎ...난 전쟁사를 좋아해서
그림 보는 재미가 있었다.
오른쪽은 개쩌는 잔다르크의 전투장면입니다.
저렇게 나라 위해 목숨 바친 장군을
불태워 죽이다니 배은망덕한 놈들.남편의 장례식에서 빅토리아 여왕의 슬픔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나: 약간 고전 눈물셀카 같은건가?
언니: 어어… 그렇지…
나의 천박함에 놀란 듯한 그녀.아까 본
미친사람루이꺄또즈 방도 구경하구요.엘리스 소설 속 하트퀸이 좋아했을 것 같은 자뎅은
돈 내야 볼 수 있음요.이 황금거부기가 있는 연못에는
내 다리만한(과장 x) 잉어들이 살고있어.실제로 보면 너무너무너무 넓어서 압도당한다.
루이꺄또즈 좋은데 살었네...이 날은 날씨가 참 좋았답니다.
흑백요리사에 미친자들
이 날은 화요일이었기 때문에
만 육천보를 걷고도 집가서 저녁 먹으며 흑백요리사를 조졌다.우리는 트리플스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가 살아남자 또 다시 분개한 언니, 싸늘하게:
아니 쟤 뭐만들었는데 😐
라고 하면 나는 이제 또 박박 웃어야돼.
아무쪼록 가을은 한국이 좀 더 예쁘다고 생각해.
파리의 가을은 알록달록함은 별루 없구
축축하고... 칙칙해...
그 나름대로 좋긴 합디다.
여름에 빌린 책을 반납하려고 내린 토르꺄도 역에는
못 본 새 가을이 와있었어요.토르꺄도였나 토르스꺄도였나..
암튼 에펠탑이 잘 보이는 도서관 가는 길.디집어지도록 하기 싫은 공부.
교수님께서는 게임하며 재미있게 수업하려고 하신 것 같지만
그저 이 반에서의 내 석차만을 알 수 있었던
마음의 상처를 남겨주었던 수업제 프랑스어 근황입니다.
참고로 전 손가락이 부러졌습니다.
낄낄.. 이것에 대해서는 따로 기록하도록 하고.
언니랑 주구장창 논 기록밖에 없는데
공부 좀 하도록 합시다...'매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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